사회이야기-"교황의 방항"
글: 김진영 목자
몇 주 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온 나라가 들썩였다.
그의 친근한 인상, 전력이나 행적, 강조하는 사상 뿐 아니라 병든 자와 가난한 자를 배려하고
위로하려는 소소한 행동자체가 많은 이슈를 불러왔다.
언론에서도 발 빠르게 움직여 ‘소형차를 타는 슈퍼스타 교황’의 4박5일 방한을 통해
‘세월호 특별법 제정’ 등 우리 사회의 산적해 있는 난제를 서둘러 해결하기를 촉구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교황의 방한을 아전인수격으로 정치적인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발생했다. 여당과 야당은 자신들의 논리를 앞세워 교황 방한에 맞춰
세월호 특별법을 놓고 정쟁을 벌였다.
교황의대중적 인기에 영합하고 그 권위에 의존하여 국민을 선동하고
표심을 자극하려는 졸렬한 시도, 이것이 지금 우리 정치권의 모습이다.
사람들이 원하고 바라던 ‘메시야’의 등장은 4박 5일의 이벤트로 끝났고,
다만 우리 정치권이 얼마나 무능한지 확인하는 또 한번의 계기가 되었다.
교황의 방한을 보면서, 예수님이 이 시대에 계셨으면 어떠했을까,
과연 교황처럼 정치권이 이용하고 싶을 정도로 인기가 많으셨을까 생각했다.
예루살렘 입성 당시 예수님의 인기도 교황과 닮아있다.
‘가장 높은 곳에서 호산나’라고 외치는 백성들의 환영을 받는 예수님의 인기는 폭발적이었지만,
성전에 들어서자마자 성결케 하시고, 유대사회의 허구와 위선을 비판하시며,
성전에 내릴 심판을 예언하시면서 그 많던 추종자들은 하나 둘 떠나가고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홀로 죽임을 당하셨다.
그러나 이 십자가 덕분에 역사는 변하고 우리에게 구원이 임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이 땅에서 말씀의 원리대로,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것은
대중의 인기를 유지하면서 위로와 평안을 주는 교황의 모습이 아닌,
모두가 등 돌리더라도 홀로 이겨내야 하는 예수님의 삶에 근접해 있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 슈퍼스타로서의 ‘인기’가 아니라, 현실을 이겨내야 하는 ‘용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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