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야기-"좋은 엄마"
글: 김보라 집사
나에게는 21개월 차 아기 유신이가 있다. 그러니 나 또한 21개월 차 엄마이다.
유신이를 임신했을 때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할까’에 대해서 수많은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유신이가 태어나 아기의 실체를 마주하게 되니
그동안 생각했던 엄마의 모습에 대한 정의는 기억 저 편으로 사라졌고,
유신이가 6개월 정도 될 때까지 나는 엄마가 되기 전의 나와 엄마가 된 후의 나와의 중간쯤에서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 유신이가 8개월쯤 되었을 때 나를 ‘엄마’ 비슷한 소리로 부르기 시작했다.
‘엄마’라는 소리를 들을 때의 기분은 유신이게는 미안하지만 드라마나 광고에서 나오는 것처럼
감동적인 느낌이 아니었다. 나에게는 약간의 두려움과 긴장감을 들게 하는 소리였다.
마치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할까’에 대한 답을 향해 제대로 가라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유신이를 낳기 전이나 낳은 후에 아기 양육에 대해서 가장 많이 들은 조언은
‘아이를하나님께 맡겨 길러야 한다.’라는 말이었다.
사실 하나님께 맡긴다는 것은 교회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고 훈련을 받는 것인데도
아이 양육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어떻게 하는 것이 하나님께 맡기는 것인지 모호했다.
그저 아이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
하나님께 이야기하고 기도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유신이가 돌이 지나면서 점점 감정 변화도 표현이 풍부해지고, 자기주장이 생기고,
행동이 자유로워지면서 좋은 것과 나쁜 것,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서
가르쳐 줄 것이 많아졌다.
21개월인 지금은 큰 소리로 혼내기도 하고, 유신이와 신경전을 벌이기도 하며,
가끔은 손바닥을 때려주기도 한다.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서 나와 유신이 아빠가 유신이와 함께 할 수 없을 때
유신이에게 좋은 것과 나쁜 것,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서 가르쳐 주고
유신이가 묻고, 배울 수 있는 멘토가 있어야겠다고.
더 높은 연차의 엄마가 되면 더 깊은 결론을 내릴 수도 있겠지만
21개월 동안 생각한 바로는‘하나님께 맡겨 길러야 한다.’는 것은 아마도
유신이가 내가 아닌 하나님께 배우며 자라게 하도록 해야 한다는 말인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나를 하나님께맡기어 좋은 것과 나쁜 것,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배워가야 하겠다.
우리 유신이가 하나님께 배우는 것을 배울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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